하나고 자기소개서와 면접 준비[임태형의 진학이야기]

 

올해 하나고 합격에 가장 중요한 관문은 면접이다. 지원자 대부분이 내신 동점으로 1단계를 통과할 뿐 아니라 학생부나 자기소개서 같은 제출 서류 내용도 면접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하나고 면접의 가장 큰 특징은 질문의 확장성이다. 확장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이뤄진다. 깊게 파거나 넓게 펼치는 방식이다. 때로는 두 가지 시도가 동시에 이뤄지기도 한다. 서류 내용과 연관된 질문들임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사실 여부나 배경 지식을 묻는 수준은 아닌 셈이다. 

최근 하나고 입학설명회에서 공개됐던 실제 면접 질문 몇 개를 살펴보자. 자소서에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해 자주 고민해봤다는 학생에게 맹학교 봉사활동에서 느꼈던 아름다움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물었다. 또한 만약 자신이 화장품연구원이라면 맹인들에게 자신이 개발한 화장품을 어떻게 소개할지에 대해서도 물었다. 자소서에서 건진 하나의 키워드, ‘아름다움을 중심으로 질문이 종횡무진한 경우다. 첫 번째 질문을 통해 면접관은 지원자가 고민했다는 아름다움실체깊이를 보고자 했을 것이다. 면접을 위해 잠시 암기했거나 꾸며낸 내용이 아니라 학생의 진짜 생각을 보고 싶은 것이다. 하나고는 이를 위해 서로 관계가 없어 보이는 두 활동을 연결짓거나 가상의 상황을 설정, 또는 주제를 크게 확장하는 방식 등으로 예상 밖의 질문들을 제시한다. ‘인간의 수명 연장에 기여하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수험생에게 수명 연장이 불러올 정치·사회·문화·경제적 변화를 각각 물은 것도 같은 이치다. 인공지능에 관심이 많으면서 문화·예술 관련 활동을 즐겼던 학생에게는 인공지능이 그린 미술작품의 예술적, 경제적 가치에 대해 묻기도 했다. 물론 이들 중 어떤 질문에도 정답은 없다. 그렇다면 어떤 답변들이 높은 점수를 받게 되는가? 합격 답변의 조건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질문 의도에 잘 부합했는가, 둘째는 그 내용이 변별력을 갖췄는가이다. 보통은 논리, 창의, 배경지식 등이 좋은 무기가 될 수 있지만 개인에 따라 답변 전략은 더 다양해질 수 있다. 자기 특성에 맞는 답변 규칙을 정해두되 독서나 활동, 교과공부 경험 등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자소서도 이런 답변 전략을 염두에 둔 작성이 핵심이다. 자신이 사용하는 어휘에서 다양한 질문이 파생될 수 있는 만큼 마지막 퇴고의 과정까지 단어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사용한 단어들에 대한 자신만의 가치척도이다. 쉽게 말하면 그 단어에 대한 자신만의 관점을 갖는 것이다. ‘아름다움’, ‘수명 연장’, ‘인공지능등의 사전적 의미가 아니라 개인적인 의미 부여, 또는 일종의 가치 기준이라 할 수 있다. 해당 용어와 관련해 어떤 질문이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러한 기준은 답변의 출발점을 쉽게 정하는 데 도움 된다. 예를 들어 아름다움의 가치나 기준을 조화로 상정했다면 '봉사활동에서 느꼈던 아름다움'에 대해 서로를 돕고 배려하며 어울려가는 공동체의 모습을 언급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의미 부여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수적이다. 이때 관련 용어에 대한 배경 지식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런 지식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자신만의 생각’들이다. 자소서 작성이 단순한 작문이 아니라 자료 수집과 사색의 과정이어야 하는 이유이다. 난해한 학술 이론이나 시사 상식, 거창한 철학 사상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충실했던 중학교 생활을 정성적으로 되돌아보는 과정이 더 큰 경쟁력일 수 있다.